서울역 서쪽 청파동에 1,280세대 ‘푸른 주거단지’…서울시 200번째 신속통합기획 확정

용산구 청파동1가 97-35 일대 최고 25층 내외…제1·2종 주거지역 제2종으로 상향 추진

청파2구역 공원과 연결한 ‘통합 공원’ 조성…단지 안팎에서 남산 조망하는 통경축 확보

숙명여대·청파초·숙대입구역 잇는 보행망…대학생 수요 고려한 ‘세대분리형 주거’도 도입

서울역 서쪽의 대표적인 노후 저층주거지인 용산구 청파동1가 일대가 약 1,280세대, 최고 25층 내외의 도심 주거단지로 재편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용산구 청파동1가 97-35 일대 재개발 신속통합기획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대상지는 서울시가 2021년 9월 신속통합기획을 도입한 이후 누적 200번째로 기획이 확정된 곳이라는 상징성도 갖는다. 


이번 계획에서 주목되는 것은 단순히 노후주택을 철거하고 아파트를 새로 짓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접한 청파1·2구역과 서계·공덕지역에서 각각 추진되고 있는 정비사업의 도로와 보행로, 공원 등 기반시설을 서로 연결하고, 숙명여대·청파초·숙대입구역 등 주변 시설과의 접근성을 높이는 **‘생활권 단위 정비’**가 계획의 핵심이다.


특히 청파2구역에 새로 조성되는 공원과 이번 대상지의 공원을 하나의 녹지공간처럼 연결하고, 단지 안팎에서 남산을 바라볼 수 있도록 아파트 배치와 통경축을 설계하는 등 서울 도심이라는 입지적 특성도 적극 활용한다.

위치도 출처: 서울시 제공


■ 1970년대 서울역 배후주거지…입지는 좋지만 길은 좁고 경사는 심했다


청파동1가 97-35 일대는 서울역 서측에 위치한다.


1970년대 경성역, 현재의 서울역을 지원하는 배후주거지로 형성돼 오랜 기간 서울 도심의 주거기능을 담당해왔다.


서울역과 숙대입구역, 숙명여대, 청파초등학교, 효창공원이 가까운 입지지만 구릉지 지형과 협소한 도로, 열악한 보행환경 등으로 주변지역과의 연결성이 떨어지고 주거환경도 노후화되면서 정비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즉 직선거리만 보면 서울 핵심 도심과 가깝지만 실제 주민의 생활에서는 경사와 좁은 길, 단절된 보행로가 이동 편의성을 떨어뜨려온 지역이다.


서울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 신속통합기획에 토지이용·도로·보행·경관·사업성 등 5개 분야의 계획원칙을 적용했다.

 

출처: 서울시 제공


■ 약 1,280세대·최고 25층…용도지역도 상향


주택 공급계획도 구체화됐다.


현재 대상지는 제1종일반주거지역과 제2종일반주거지역(7층)으로 구성돼 있는데 서울시는 이를 제2종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적용했다.


신속통합기획 시뮬레이션상 계획은 용적률 250% 이하, 최고 25층 내외, 약 1,280세대 규모다. 


보도자료 6페이지의 시뮬레이션 자료에서도 같은 계획이 제시돼 있다. 대상지는 제1종·제2종(7층)에서 제2종일반주거지역으로 조정하고, 용적률 250% 이하와 최고 25층 내외를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다만 ‘1,280세대’와 ‘최고 25층’이 최종 확정된 사업계획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서울시는 해당 수치가 신속통합기획 단계의 시뮬레이션안으로 향후 정비계획 입안 과정에서 최종 확정된다고 명시했다. 

출처: 서울시 제공


■ 청파2구역 공원과 연결…‘단지 안 공원’ 아닌 ‘지역 통합 공원’으로


이번 계획에서 눈에 띄는 부분 가운데 하나가 공원이다.


서울시는 후보지 선정 당시 포함됐던 숙명여대 소유 필지를 제외하는 대신 종교시설과 현황도로 등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불규칙했던 구역계를 조정했다.


이를 통해 사업부지 상당 부분을 정형화하고, 인접한 청파2구역 신속통합기획에서 계획한 공원과 연계한 통합 공원을 조성한다.


공원이 대상지 북측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남측에도 공원을 배치해 지역주민들이 일상에서 이용할 수 있는 녹지공간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보도자료 8페이지의 투시도를 보면 청파2구역과 이번 대상지 사이의 녹지가 연결되면서 아파트 건물 사이에 단절된 소규모 조경공간을 두는 방식이 아니라 주민들이 머무르고 이동할 수 있는 연속적인 녹지공간을 만드는 방향이 시각적으로 제시돼 있다. 

출처: 서울시 제공


■ TJ뉴스 분석① 1,280세대보다 중요한 것은 ‘옆 재개발과 어떻게 연결하느냐’


서울의 노후주거지 재개발에서는 개별 사업구역 안의 아파트와 도로, 공원은 새롭게 정비되지만 구역 경계를 벗어나면 다시 좁은 도로나 단절된 보행로를 만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청파동 계획에서 서울시가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이 지점이다.


현재 청파동 주변에서는 청파2구역뿐 아니라 공덕7·8구역, 서계동 통합구역 등 여러 신속통합기획 사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각각의 재개발구역을 독립적인 ‘섬’처럼 만드는 대신 도로는 도로끼리, 보행로는 보행로끼리, 공원은 공원끼리 연결하는 것이 이번 계획의 중요한 특징이다.


이는 향후 실제 정비계획과 사업시행 과정에서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신속통합기획 단계에서 제시한 연결계획이 실제 사업구역별 시행 시기와 이해관계 차이 속에서도 얼마나 일관되게 구현되는지가 생활권 전체의 완성도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 서울시 제공


■ 막다른 길 없애고 중앙도로는 ‘입체도로’…지하주차장 통합


도로체계도 손본다.


대상지는 청파로와 효창원로 등 주요 접근도로에서 떨어져 있다.


서울시는 청파1·2구역에서 계획한 도로와 이번 대상지의 도로를 연결해 지역 도로체계를 완성하고 진출입로를 확보할 계획이다.


학교와 종교시설이 인접한 점을 고려해 각 시설의 접근로도 연결하고 주변 도로를 확폭한다. 


특히 단지 중앙을 통과하는 도로는 입체도로로 계획됐다.


도로 기능을 유지하면서 지하에는 단지 주차장을 통합 조성해 제한된 도심 토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차량 진출입구도 지형과 교통 흐름을 고려해 2개소로 분산 배치한다. 

출처: 서울시 제공


■ 40m 표고차 극복…엘리베이터 이용한 ‘수직 보행’ 도입


청파동의 지형적 특성도 계획에 반영됐다.


대상지는 북쪽이 높고 남쪽이 낮은 급경사지로 약 40m의 표고차가 있다.


평면상 가까운 거리라도 실제 보행에서는 상당한 불편이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이다.


서울시는 보행로 경사를 완화하는 동시에 엘리베이터 등 수직 이동수단을 활용해 보행 불편을 줄일 계획이다. 


주변에서 계획된 보도와 공공보행통로도 연결해 서계·공덕·청파동을 잇고 숙명여대와 청파초, 숙대입구역 등 주요 시설까지 보행동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한다.

출처: 서울시 제공


■ 숙명여대·청파초 특성 반영…대학생 위한 ‘세대분리형 주거’도


일률적인 아파트 공급에서 벗어나 지역 특성을 반영한 주거계획도 포함됐다.


숙명여대 시설과 청파초 주변에는 대학생과 어린이 등 이용자의 특성을 고려한 개방형 커뮤니티시설을 배치해 지역주민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주동에는 세대분리형 타입을 도입한다.


한 세대 내부에서 생활공간을 분리함으로써 대학생 주거수요를 비롯해 독립적인 생활공간이 필요한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 TJ뉴스 분석② ‘대학생이 많은 동네’라는 특성을 아파트 설계에 반영


이 대목은 일반적인 재개발과 비교해 흥미로운 부분이다.


재개발은 기존 노후주택을 공동주택으로 바꾸는 물리적인 사업이지만, 실제 주택의 수요는 지역마다 다르다.


청파동은 숙명여대와 가까워 대학생과 청년층의 주거수요가 존재하는 지역이다.


서울시가 세대분리형 주거를 제시한 것은 재개발 이후에도 주변 대학과 지역의 생활 특성을 주거유형에 반영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다만 실제 세대분리형 주택의 물량이나 구체적인 평면구조는 이번 보도자료에서 확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는 ‘1,280세대 가운데 몇 세대가 대학생용으로 공급된다’거나 ‘특정 규모의 임대주택이 확정됐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향후 정비계획과 사업시행계획 단계에서 구체적인 주택형과 공급구성이 어떻게 정해지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 아파트 사이로 남산 보인다…동서·남북 ‘통경축’ 확보


서울 도심이라는 입지적 장점도 단지설계에 적극 반영된다.


서울시는 단지 안팎에서 남산을 조망할 수 있도록 주동을 배치하고 청파2구역 공원과 연결되는 통경축을 확보하기로 했다.


청파1구역 도로와 단지 중앙도로를 연계해 동서·남북 방향의 시야가 열리도록 계획했다. 


높이는 최고 25층 내외로 계획하되 일률적으로 같은 높이의 건물을 배치하지 않는다.


학교와 기존 저층주거지가 맞닿는 단지 경계로 갈수록 건물 높이를 낮춰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스카이라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보도자료 8페이지 조감도에서는 단지 건물 사이로 남산과 N서울타워 방향의 시야가 열리도록 한 계획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 조감도 역시 서울시가 명시했듯 정비계획 입안 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는 예시안이다. 


■ 서계·공덕·청파 5개 구역 연결하면 약 8천세대


이번 사업을 청파동1가 97-35 일대 하나만 놓고 보는 것보다 주변 정비사업과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서울시는 청파동 일대와 인접한 청파2구역, 공덕7구역, 공덕8구역, 서계동 통합구역 등에서도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는 이미 정비구역 지정 단계까지 진행됐다. 


보도자료 9페이지의 **‘서계·공덕·청파 신속통합기획 통합조감도’**에서는 개별 사업구역이 서로 맞닿거나 가까이 배치돼 하나의 대규모 주거생활권을 형성하는 모습이 제시돼 있다. 


서울시는 이 일대 5개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약 8천세대의 주택을 공급하는 동시에 교통·보행·공원 등 주변 환경을 함께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 TJ뉴스 분석③ ‘한 단지 재개발’에서 ‘서울역 서측 생활권 재편’으로


이 때문에 이번 사업은 약 1,280세대 규모의 신규 주택 공급이라는 숫자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서울역 서쪽의 서계·청파동에서 공덕으로 이어지는 여러 노후주거지가 동시에 정비되면서 서울역 서측 주거생활권 자체가 장기적으로 재편되는 과정으로 볼 필요가 있다.


보도자료의 통합조감도에서도 개별 아파트단지만 강조하기보다 여러 사업구역의 공간적 관계를 함께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핵심은 각 사업이 완성되는 시점이 서로 다르더라도 기반시설 계획만큼은 연결돼야 한다는 점이다.


도로 폭이나 보행통로의 위치가 구역마다 맞지 않거나 공원이 단절되면 ‘통합 정비’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개별 사업구역이 하나의 생활권을 전제로 계획된다면 재개발을 통해 새로 만들어지는 기반시설을 해당 아파트 주민만이 아니라 기존 지역주민까지 공유하는 도시공간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생긴다.


■ 2021년 시작한 신속통합기획, 청파동에서 ‘200번째 확정’


청파동1가 97-35 일대는 또 다른 의미도 갖는다.


서울시는 2021년 9월 신속통합기획을 도입했다.


이번 청파동 기획이 완료되면서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대상 총 314개소 가운데 누적 200개소의 기획이 확정됐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을 단순히 정비사업 초기 절차를 줄이는 제도를 넘어 주택공급 속도를 높이고 지역 단위의 통합적인 주거환경 정비를 추진하는 ‘서울형 정비모델’로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신통기획 확정=곧 착공” 아니다…다음 단계는 정비계획 입안


다만 신속통합기획 확정을 곧바로 재개발 사업 확정이나 착공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서울시가 제시한 일정에 따르면 청파동1가 97-35 일대는 2025년 4월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선정됐으며, 2025년 11월부터 2026년 8월까지 전문가 자문회의와 주민간담회·설명회 등을 거쳐 계획을 수립했다.


2026년 9월 신속통합기획을 확정해 자치구에 통보했고, 2026년 10월부터 정비계획안 입안절차와 정비계획 결정 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다.


따라서 현재 제시된 1,280세대와 최고 25층, 건축배치 및 조감도는 앞으로 정비계획 수립과 각종 심의 등을 거치면서 변경될 수 있다.


■ TJ뉴스 분석④ 부동산 시장에서는 ‘확정’이라는 단어를 구분해서 봐야


재개발 관련 보도에서 독자들이 특히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이번에 ‘확정’된 것은 신속통합기획이다.


아파트 1,280세대와 최고 25층 규모의 최종 사업계획, 개별 주택의 분양가격이나 분양시기 등이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서울시 자료에서도 높이와 세대수는 신속통합기획 시뮬레이션안이며 향후 정비계획 입안 때 최종 확정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차이는 부동산 정보 측면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신속통합기획 확정 이후에도 정비계획과 정비구역 관련 절차를 비롯해 실제 정비사업 추진을 위한 후속 단계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발표의 의미는 ‘1,280세대 아파트 건설이 최종 확정됐다’기보다 청파동1가 97-35 일대를 어떤 방향으로 재개발할 것인지 서울시와 지역이 공유하는 공간계획의 큰 틀이 마련됐다는 데 두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 TJ뉴스 종합분석|‘서울역 10분 거리’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걸을 수 있는 도시


청파동의 입지적 장점은 분명하다.


서울역과 숙대입구역이 가깝고 숙명여대와 청파초, 효창공원이 주변에 있다. 남산도 조망할 수 있는 도심 주거지역이다.


하지만 좋은 시설이 지도상 가까이에 있다는 것과 주민들이 실제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약 40m에 달하는 고저차와 좁은 도로, 끊어진 보행동선이 존재한다면 직선거리상 수백m의 시설도 일상생활에서는 멀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청파동 신속통합기획의 핵심은 ‘몇 세대를 더 짓느냐’와 ‘몇 층까지 올리느냐’만이 아니다.


청파1·2구역과 연결되는 도로, 서계·공덕까지 이어지는 보행망, 경사를 극복하는 엘리베이터와 수직동선, 청파2구역과 연결되는 공원, 숙명여대·청파초와 공유하는 커뮤니티시설, 남산을 향해 열린 통경축이 실제 사업 과정에서 얼마나 구현되느냐가 향후 주거환경의 질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주변 5개 신속통합기획 대상지에서 약 8천세대가 공급될 경우 새로운 주민이 대규모로 유입되는 만큼 주택 숫자 증가와 교통·보행·교육·공원 등 생활기반시설의 수용능력을 함께 살펴야 한다.


서울시가 이번 200번째 신속통합기획에서 ‘개별 단지’를 넘어 ‘지역 단위 정비’를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청파동1가 97-35 일대 재개발의 성패는 최고 25층의 새로운 스카이라인을 만드는 것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서울역 서쪽의 오래된 주거지를 공원과 학교, 대학, 지하철역까지 걸어서 연결되는 하나의 생활권으로 바꿀 수 있느냐가 이번 계획의 실질적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이 기사는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주택실이 공개한 ‘청파동1가 97-35 일대 신속통합기획’ 자료를 토대로 사실관계와 계획 내용을 정리하고, TJ뉴스가 주택공급·보행환경·생활권 연계·지역 맞춤형 주거 및 향후 사업절차의 의미를 별도로 분석해 구성했습니다. 보도자료에 수록된 조감도·건축배치도는 예시안으로 향후 정비계획 입안 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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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9.17 16:01 수정 2026.09.1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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