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학교 주변 230여 곳에 마약 숨긴 ‘드라퍼’…법원, 징역 4년·1억4천여만원 추징

텔레그램 판매상 지시받아 필로폰·LSD·합성대마 수거·소분·은닉…사진과 주소 담은 ‘좌표’ 전송

합성대마 2,380㎖를 5~10㎖ 단위로 나눠 부산·경남 곳곳에 숨겨…주거지·학교 인근까지 침투

창원지법 “던지기 수법, 수사·추적 어렵게 하고 마약 확산 촉진”…압수물 몰수도 명령

아파트 계단과 소화전, 학교 주변 등 부산·경남지역 230여 곳이 넘는 장소에 마약류를 숨겨놓고 판매상에게 위치정보를 전달하는 이른바 ‘드라퍼(dropper)’ 역할을 한 피고인에게 법원이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창원지방법원 제4형사부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압수된 증 제1~30호를 몰수하는 한편 1억4,404만1천원을 추징했다. 추징금 상당액에 대한 가납도 명령했다. 판결은 2026년 8월 27일 선고됐다. 


이번 사건에서 주목되는 것은 단순 투약이나 개인 간 마약거래가 아니다.


텔레그램을 통한 판매지시와 가상화폐 결제, 마약 소분·포장, 생활공간 은닉, 위치사진과 주소를 결합한 이른바 ‘좌표’ 전달까지 이어지는 비대면 마약 유통구조의 한 단면이 판결문에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특히 재판부가 인정한 범죄사실에 따르면 A씨가 합성대마를 숨긴 장소 상당수가 아파트 등 주거지나 학교 부근이었다.


마약 유통망이 특정 유흥지역이나 은밀한 장소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시민들이 매일 오가는 일상생활 공간 안으로 침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이 던지는 사회적 경고가 작지 않다.

창원지방법원 전경


■ 텔레그램 판매채널→가상화폐→‘좌표’…마약거래 방식 바뀌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텔레그램 닉네임을 사용하는 성명불상의 판매상들은 텔레그램에서 마약류 판매채널을 운영하며 각종 마약류를 광고했다.


구매자로부터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지급받은 뒤 마약이 숨겨진 특정 장소의 사진을 보내 구매자가 직접 찾아가도록 하는 이른바 ‘던지기’ 방식을 사용했다. 


A씨는 올해 1월 19일께 이들로부터 마약류를 수거한 뒤 소분·포장해 특정 장소에 숨기고, 은닉 장소를 촬영해 주소를 붙인 ‘좌표’를 만들어 텔레그램으로 전달하는 ‘드라퍼’ 역할을 제안받아 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구조에서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만날 필요가 없다.


판매상은 온라인에서 주문과 결제를 관리하고, 드라퍼는 현실 공간에서 마약을 배치하며, 구매자는 전달받은 위치정보를 이용해 물건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 부산 아파트 계단 난간 아래 ‘소켓’에도 필로폰 숨겨


판결문에는 실제 ‘던지기’ 방식이 어떻게 작동했는지도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A씨는 판매상으로부터 필로폰 1g을 숨기라는 지시를 받은 뒤 지난 2월 11일 부산의 한 아파트 계단 난간 아래 소켓 안에 필로폰을 은닉하고 이를 촬영해 주소가 표시된 ‘좌표’를 만들어 판매상에게 전송했다.


이후 마약 구매자로 가장한 경찰관이 텔레그램 판매채널을 통해 필로폰 구매 의사를 전달했고, 51만원을 송금한 뒤 판매상으로부터 해당 위치사진을 받아 은닉된 필로폰을 수거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A씨가 판매상들과 공모해 필로폰 약 1.19g을 매매한 것으로 판단했다. 


■ 필로폰 100g·LSD 220장·합성대마 2,380㎖ 수수


A씨가 취급한 마약의 규모도 적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판매상들의 지시를 받아 **필로폰 100g, LSD 220장, 합성대마 2,380㎖**에 이르는 마약류를 수수했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월 3일 밤 판매상으로부터 필로폰 100g을 수거하라는 지시를 받고, 한 고등학교 후문 방향 가로등 뒤편 흙 속에 포장돼 있던 필로폰을 찾아갔다.


이 같은 방식으로 4월 17일까지 총 6회에 걸쳐 필로폰과 LSD, 합성대마 등을 수수한 것으로 인정됐다. 


■ 합성대마 5~10㎖씩 소분…230여 장소에 분산 은닉


이번 사건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합성대마의 은닉 규모다.


재판부는 A씨가 수거한 합성대마를 5㎖ 또는 10㎖ 단위로 소분·포장한 뒤 부산·경남지역 230곳이 넘는 서로 다른 장소에 숨겨 관리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범죄사실 가운데는 부산의 한 아파트 소화전 아래에 약 10㎖의 합성대마를 숨긴 사례도 포함됐다.


A씨는 이처럼 마약을 숨긴 뒤 사진을 촬영하고 주소를 붙인 ‘좌표’를 판매상에게 전달했으며, 재판부는 3월 21일부터 4월 26일까지 총 238회에 걸쳐 합성대마를 관리한 사실을 인정했다. 


■ TJ뉴스 분석① ‘238회 관리’가 보여주는 마약 유통의 분업화


이 사건을 개인 한 명이 여러 장소에 마약을 숨긴 사건으로만 보면 온라인 마약유통의 구조적 특징을 놓칠 수 있다.


판결문상 A씨는 판매채널 자체를 운영한 총책으로 적시된 것이 아니라 판매상의 지시에 따라 물건을 수거하고 소분·포장해 지정 장소에 배치하는 드라퍼 역할을 담당했다.


즉 온라인 마약유통이 판매광고, 주문·결제, 마약 확보, 소분·포장, 은닉, 좌표전달 등 여러 단계로 나뉘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업구조는 조직 상층부와 최종 구매자 사이의 직접 접촉을 줄이고 각 단계 참여자의 역할을 분리한다.


재판부 역시 ‘던지기’ 수법이 범죄수사와 추적을 어렵게 하고 마약범죄 확산을 크게 촉진한다는 점을 양형에서 명시적으로 지적했다. 


■ 집 안에는 합성대마 20개·필로폰·LSD까지


A씨의 주거지에서도 여러 종류의 마약류가 발견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지난 4월 27일 A씨의 부산 주거지에는 약 10㎖씩 소분·포장된 합성대마 20개, 별도 용기에 든 합성대마, 필로폰 약 0.4g과 0.5g, LSD 2장이 보관돼 있었다.


재판부는 판매상들과 공모해 이들 향정신성의약품을 소지한 것으로 판단했다. 


A씨가 단순히 판매상의 지시만 수행한 것도 아니었다.


그는 별도로 판매상에게서 LSD 4장을 20만원에 매수했고, 3월에는 액상대마 2팟을 40만원에 구입한 것으로 인정됐다. 


■ 아파트·학교 주변까지…재판부가 특히 주목한 ‘생활영역 침투’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서 A씨가 합성대마를 숨긴 장소 대부분이 아파트 등 주거지 또는 학교 부근으로 일반 국민의 생활영역과 극히 밀접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목은 이번 사건에서 특히 중요하다.


‘던지기’ 방식은 판매자와 구매자가 만나지 않는다는 특성 때문에 은닉장소 자체가 일종의 비대면 전달장소 역할을 한다.


그 장소가 시민들이 사용하는 아파트 계단이나 소화전, 학교 주변과 같은 생활공간으로 확대된다면 마약범죄는 특정 범죄집단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 안전의 문제로 전환된다.


■ TJ뉴스 분석② 평범한 시설물이 ‘비대면 마약 보관함’으로 악용될 수 있다


아파트 소화전이나 계단 주변, 가로등 뒤편 흙과 같은 공간에는 공통점이 있다.


사람들의 접근은 가능하지만 누군가 잠시 물건을 두거나 가져가더라도 모든 행동이 즉시 의심받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 판결에서 확인된 범죄수법은 바로 이런 일상 공간의 특성을 악용했다.


이는 공동주택 관리주체와 학교 주변 시설관리 측면에서도 생각해 볼 문제다.


평소 보지 못한 소형 포장물이 반복적으로 발견되거나 특정인이 공용시설 주변을 촬영한 뒤 물건을 숨기는 등의 수상한 행동이 확인될 경우 임의로 내용물을 개봉하기보다 경찰에 신고하는 등 안전한 대응이 필요하다.


■ 재판부 “성인뿐 아니라 미성년자·학생도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돼”


재판부는 마약류 범죄가 국민 개인과 사회, 국가 모두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텔레그램이나 SNS 등 익명성이 높은 온라인 수단을 통해 성인은 물론 미성년자와 학생들도 마약류에 접근하기 쉬워지면서 국민의 일상이 마약범죄 위험에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또 마약류는 신체·정신적 의존성과 환각 등을 유발하고 중독성이 강하며 다른 범죄와도 연관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국민건강과 사회안전을 위해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 권고형은 징역 7~18년4개월…실제 선고는 징역 4년


양형 과정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는 징역 2년6개월에서 22년6개월이었다.


양형기준에서는 ‘조직적 또는 전문적 범행’이 특별가중인자로 적용돼 제1~3범죄가 가중영역에 해당했고, 다수범죄 처리기준을 적용한 최종 권고형 범위는 징역 7년에서 18년4개월이었다


그러나 재판부가 최종적으로 정한 형은 징역 4년이었다.


재판부는 범행의 사회적 해악과 취급한 마약류의 규모, 230여 곳이 넘는 은닉장소 등을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하면서도 A씨가 수사단계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친 점,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함께 고려했다.


그 결과 권고형 하한보다 낮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 TJ뉴스 분석③ ‘징역 4년’만 보면 놓치는 양형의 핵심


기사 제목에서 징역 4년만 보면 형량이 어떻게 결정됐는지 알기 어렵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던지기’ 방식의 사회적 위험성과 대량의 마약 취급, 생활영역에 230여 곳의 은닉장소를 만든 점을 무겁게 봤다.


반면 범행 인정과 반성,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는 개인적 정상도 함께 고려했다.


따라서 이번 판결은 법원이 드라퍼의 역할을 가볍게 평가했다는 의미로 단순화해서는 곤란하다.


오히려 판결문에는 드라퍼가 온라인 판매조직의 지시를 받아 실제 공간에 마약을 배치함으로써 비대면 판매가 작동하도록 만드는 역할에 대한 재판부의 강한 문제의식이 드러나 있다.


■ 징역형뿐 아니다…1억4,404만1천원 추징


경제적 제재도 상당하다.


법원은 A씨에게 1억4,404만1천원을 추징하고 이에 상당하는 금액의 가납을 명령했다. 


판결문에 제시된 추징금 산정에는 몰수되지 않은 필로폰과 LSD, 합성대마의 거래가액과 범죄수익, 필로폰 매매가격, 액상대마 거래가격 등이 반영됐다.


구체적으로 필로폰 관련 979만1천원, LSD 1,090만원, 합성대마 1억850만원, 몰수되는 금액을 제외한 범죄수익 1,394만원, 필로폰 매매 51만원, 액상대마 40만원 등이 합산됐다. 


이는 마약범죄에 대한 형사제재가 자유형에만 그치지 않고 범죄를 통해 취득하거나 취급한 마약류의 경제적 가치와 범죄수익까지 박탈하는 구조임을 보여준다.


■ 일부 공소사실은 적용 법조 문제…법원이 구분해 판단


이번 판결에는 다소 복잡하지만 법률적으로 주목할 부분도 있다.


검찰이 일부 합성대마 관리 및 합성대마·LSD 소지 부분에 적용한 조항에 대해 재판부는 해당 조항에서 정한 처벌대상 행위에 해당하지 않거나, 매매·수수 등의 목적으로 소지했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다른 조항에서는 향정신성의약품의 소지·소유·사용·관리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해당 범행 자체는 증거에 의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일부 공소사실은 형사소송법상 무죄 사유에 해당하지만, 일죄 관계에 있는 합성대마 관리와 소지 등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기 때문에 주문에서 별도로 무죄를 선고하지는 않았다. 


이는 범죄행위가 존재한다는 판단과 검사가 적용한 구체적인 법조가 적절한지는 별개의 법률문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 TJ뉴스 분석④ ‘텔레그램→가상화폐→드라퍼→좌표’…마약수사의 과제도 달라졌다


이번 판결문에 나타난 유통구조를 정리하면 하나의 특징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온라인 판매채널 → 비대면 결제 → 드라퍼의 소분·은닉 → 사진·주소를 이용한 좌표 생성 → 구매자의 현장 수거 방식이다.


과거 대면거래에서는 판매자와 구매자의 접촉 자체가 중요한 수사단서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방식에서는 각 단계가 분리된다.


판결문에도 A씨의 휴대전화 디지털 전자정보와 텔레그램 대화방, 마약류 구매 정황, 드라퍼 업무지침 등에 관한 수사보고서가 증거로 제시됐다. 


결국 현대 마약수사에서도 현장 압수뿐 아니라 디지털 포렌식과 온라인 유통경로 추적, 가상자산 거래 흐름 분석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 ‘드라퍼는 단순 심부름꾼’이라는 인식 경계해야


온라인 구인 과정에서 ‘물건을 받아 지정된 장소에 두고 사진을 보내면 돈을 준다’는 식으로 접근한다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사건의 A씨 역시 판매상으로부터 마약을 수거해 소분·포장하고 은닉한 뒤 위치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법원은 이를 단순한 전달행위로 보지 않았다.


판결문에는 A씨가 판매상들과 공모해 마약류를 매매·수수·관리·소지한 공동범행으로 여러 행위가 인정돼 있다. 


범죄조직의 상층부가 아니더라도 유통망의 한 단계를 의도적으로 담당한다면 중한 형사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 TJ뉴스 종합분석|‘마약이 어디에서 거래되느냐’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이번 판결이 사회에 던지는 가장 큰 메시지는 230여 곳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그 230여 곳이 어디였는가에 있다.


아파트와 학교 주변 등 시민의 일상생활 공간이 마약을 숨기고 전달하는 장소로 이용됐다.


마약거래가 특정 유흥가나 범죄조직의 은밀한 공간에서만 이뤄질 것이라는 고정관념과는 다른 모습이다.


텔레그램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만나지 않고, 드라퍼가 수백 곳에 물건을 미리 배치해 놓으면 평범한 도시공간 자체가 거대한 비대면 유통망의 일부로 악용될 수 있다.


재판부가 “국민의 일상이 마약류 범죄의 위험에 노출됐다”는 취지로 지적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이번 사건은 온라인 마약범죄가 디지털 공간과 현실 공간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텔레그램에서 주문하고, 비트코인으로 대금을 지급하고, 현실의 아파트나 학교 주변에 마약을 숨기고,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위치정보를 구매자에게 전달하는 구조다.


따라서 대응 역시 온라인 판매계정 차단이나 현장 단속 가운데 어느 하나만으로 충분하기 어렵다.


온라인 판매망과 자금 흐름, 드라퍼 조직, 실제 은닉장소를 연결해 추적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시민 입장에서 기억해야 할 부분도 있다.


마약은 더 이상 ‘나와 상관없는 먼 곳의 범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 마약이 숨겨진 곳은 시민들이 생활하는 아파트와 학교 주변이었다.


우리 사회가 마약범죄를 개인의 일탈만이 아니라 일상생활권의 안전과 청소년 보호, 온라인 플랫폼 범죄, 조직적 유통구조가 결합된 사회안전 문제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 이 기사는 창원지방법원 제4형사부 2026고합10042 판결문의 범죄사실·증거·법령 적용·추징금 산정·양형 이유를 토대로, TJ뉴스가 ‘드라퍼’의 역할과 비대면 마약유통 구조, 생활공간 은닉의 위험성, 디지털 수사의 의미 등을 별도로 분석해 독자적인 기사 구조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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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9.17 09:55 수정 2026.09.1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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