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째 흔들린 산황동 골프장 증설…시장 바뀔 때마다 달라진 행정, 해법은 없었나

- 산황동 주민 찬반 목소리 수면 위로…포럼 파행 뒤 찬성 범시민대책위 공식 출범

- 2011년 증설 신청 후 15년째 갈등…인가·반려·재추진 반복

- "정치보다 법과 원칙" vs "환경 보전 우선"…고양시 행정의 일관성 도마 위

[에콜로지코리아=이거룩 기자] 고양특례시 산황동 스프링힐스 골프장 18홀 증설 사업이 15년째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사업 자체를 둘러싼 찬반 논쟁을 넘어 고양시 행정의 일관성 문제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양시 산황동에 위치한 스프링힐스 CC

 

2011년 처음 증설이 추진된 이후 도시관리계획 결정과 환경영향평가, 사업시행자 지정, 실시계획인가 등을 거치는 동안 사업은 수차례 지연과 재검토를 반복했다. 최근에는 적법하게 고시된 실시계획인가를 다시 직권취소할 수 있다는 논의까지 이어지면서 산황동 주민과 토지주들의 반발도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방선거를 거쳐 고양시장이 교체되고 시정 방향이 달라질 때마다 사업을 둘러싼 행정 판단 역시 영향을 받아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2011년 증설 추진…15년간 이어진 갈등

 

스프링힐스 골프장은 기존 9홀에 9홀을 추가해 총 18홀로 증설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증설 계획은 2011년 도시관리계획 변경 신청을 시작으로 본격화됐으며, 2014년 도시관리계획 결정이 이뤄졌다. 이후 환경영향평가와 각종 행정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사업은 장기간 표류했다.

 

기존 9홀 골프장의 경우 도시관리계획 결정 이후 비교적 짧은 기간 내 실시계획인가가 진행된 반면, 증설 사업은 도시관리계획 결정 이후에도 장기간 인허가 절차가 이어졌다는 것이 찬성 측의 주장이다. 찬성 측은 이 과정에서 행정 처리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반대 측은 골프장 증설에 따른 녹지 훼손과 생태계 영향, 수질 및 지하수 문제 등을 우려하며 사업 철회를 요구해 왔다.

 

고양시장을 향해 함성을 외치고 있는 증설 찬성 집회 참석자들 (사진=에콜로지코리아)

 

■ 시장 교체와 함께 반복된 재검토…행정 일관성 논란

 

15년간 이어진 산황동 골프장 증설 문제에서 가장 큰 논란 가운데 하나는 행정의 연속성이다.

민선 시장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사업을 바라보는 시정의 입장이 달라지고, 이미 진행된 행정 절차가 다시 검토되거나 사업 추진이 지연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주민과 사업 관계자들의 불확실성도 커졌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민선 7기 당시 고양시는 증설 사업과 관련한 신청을 반려하거나 미수용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후 민선 8기 들어 사업 관련 절차가 다시 진행됐고, 사업자는 보완 절차와 환경영향평가 재협의 등을 거쳐 2025년 6월 실시계획인가를 받았다.

 

그러나 2026년 민선 9기가 출범하면서 실시계획인가 자체를 다시 검토하고 직권취소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찬성 측에서는 "시장과 시정이 바뀔 때마다 이미 진행된 사업의 운명도 달라지는 것 아니냐"며 행정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 보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물론 고양시의 각 시기 행정 판단에는 환경 문제와 법적 절차, 사업계획의 보완 여부 등 개별적인 사정이 있었다. 그러나 15년 동안 사업이 인가와 반려, 재검토를 반복해 온 결과, 행정의 일관성에 대한 시민들의 의문이 커지고 있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 포럼 현장에서 터져 나온 산황동 주민들의 목소리

 

이 같은 갈등은 최근 열린 고양포럼에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산황동 골프장 증설 문제를 주제로 지난 달 11일 열린 제131회 고양포럼에서는 환경단체와 반대 측의 목소리뿐 아니라, 그동안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산황동 주민과 토지주들의 찬성 의견이 대거 등장했다.

 

현장에서는 골프장 증설을 찬성하는 주민들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재산권 보호 등을 주장하면서 당초 예정된 토론 진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찬성 측 주민들은 골프장 증설로 예상되는 고용과 세수 효과를 언급하며 무조건적인 개발 반대보다는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과 재산권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산황동 주민들은 외곽순환도로와 송전선로, 각종 기반시설이 들어서면서 지역 주민들이 오랫동안 개발 제한과 생활환경 문제를 감수해 왔다며 "더 이상 다수를 위한 희생만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를 냈다.

 

■ "개발이냐 보존이냐"…15년째 평행선

 

반대 측의 입장은 여전히 분명하다.

환경단체와 일부 주민들은 골프장 증설이 도심 녹지축과 생태환경을 훼손할 수 있다며 사업의 재검토 또는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지하수 사용과 농약 사용에 따른 수질 및 토양 오염 가능성도 주요 반대 이유로 제시되고 있다.

 

반면 찬성 측은 이미 전략환경영향평가와 환경영향평가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실시계획인가가 고시된 만큼, 환경 문제는 객관적인 검증을 통해 판단해야 하며 법적 근거 없이 행정 결정을 번복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결국 15년 동안 이어진 갈등은 '개발이냐 보존이냐'라는 단순한 이분법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반복돼 왔다.

 

산황동 스프링힐스 18홀 증설 찬성 범시민대책위원회가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에콜로지코리아)

 

■ 포럼 파행 이후…찬성 범시민대책위 출범

 

포럼에서 찬성 주민들의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표출된 이후, 산황동 골프장 증설 찬성 측은 조직적인 행동에 나섰다.

산황동 주민과 사업부지 토지주, 고양시민, 골프장 종사자 등으로 구성된 '산황동 스프링힐스 18홀 증설 찬성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8월 25일 고양시청 앞에서 공식 출범식과 시민집회를 열었다.

 

대책위는 "15년이면 충분하다"며 고양시에 적법하게 고시된 실시계획인가에 따른 후속 행정을 정상적으로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정치보다 법과 원칙", "갈등보다 해결" 등의 구호를 내걸었다.

 

대책위는 특히 2025년 실시계획인가가 관계기관 협의와 관련 절차를 거쳐 결정·고시된 만큼 이를 다시 직권취소하려면 명확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가가 번복될 경우 장기간 재산권 행사가 제한된 토지주와 주민들의 신뢰이익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고양시에 공개 질의서를 전달하고 법적 책임 문제도 제기했다.

 

■ 이제 필요한 것은 '번복'이 아닌 명확한 결론

 

산황동 골프장 증설 문제는 어느덧 15년째다. 그동안 시장이 바뀌고 시정 방향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사업은 추진과 지연, 반려와 재검토를 반복했다. 그 결과 사업 찬성 측 주민과 토지주는 장기간 재산권 행사 제한을 호소하고 있으며, 반대 측은 환경 훼손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실시계획인가의 적법성을 둘러싼 행정소송이 진행되고 있으며, 고양시의회 역시 사업 추진 과정에 대한 행정사무조사에 착수했다. 법원과 의회의 검증 결과, 그리고 고양시의 최종 판단이 향후 사업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15년간 반복된 행정적 불확실성이 더 이상 지속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정책과 행정의 방향이 달라지고, 이미 진행된 절차가 다시 원점에서 검토되는 방식이 반복된다면 어느 사업이든 시민과 사업자는 행정을 신뢰하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환경 보전 역시 중요하고 주민의 재산권과 생존권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따라서 고양시는 정치적 입장이나 특정 집단의 요구가 아닌 법률과 객관적인 자료, 환경적 검증을 토대로 명확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년을 기다린 산황동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또 다른 검토와 번복이 아니라, 법과 절차에 따른 예측 가능한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이제 산황동 골프장 증설 문제는 단순히 골프장 하나를 늘리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민선 시장이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행정의 방향 속에서, 고양시가 과연 정책의 연속성과 행정의 신뢰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를 묻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작성 2026.09.09 01:04 수정 2026.09.09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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