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명근 독립운동가와 뮈텔 주교

안악 사건으로 소중한 목숨을 앗아가게 만든 주범 뮈텔 주교

105인 사건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105인 사건에 연루되 용수를 쓰고 끌려가는 사람들)

 

 1929년 7월 7일은 독립운동가 안명근 순국일이다. 하얼빈 의거 의병장 안중근 의사와 같은 해에 태어난 사촌이다. 

 안명근 독립운동가는 15년여의 옥고를 치르다가 1924년 임시 출옥하였으나, 옥중 여독으로 고생하다가 1927년 사망했다. 만주에 무관학교를 세우기 위한 군자금을 모으다가 귀스타브샤를마리 뮈텔(Gustave-Charles-Marie Mutel)이라는 주교의 밀고로 잡혀갔다. 

 

 뮈텔 신부는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고해도 거부한 인물로도 알려진 인물이다. 안중근 집안이 뮈텔 신부에게 세례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독립운동을 살인으로 몰고 가며 안중근 집안을 비난했다고 한다.

 뮈텔 신부의 밀고는 일제에게 좋은 빌미가 되었다. 일제는 안명근 독립운동가뿐 아니라 황해도 안악 지역의 주요 독립운동가와 기독교 인사들을 대거 체포하였다. 160여명이 잡혀가 모진 고문과 옥고를 치러야 했다. 일제가 자행한 고문은 구타는 기본이었고, 온몸에 기름을 바른 뒤 인두와 담뱃불로 담금질하기, 손가락 사이에 철봉을 끼우고 손끝을 졸라맨 뒤 천장에 매달고 잡아당기기, 손발톱에 대나무못 박기, 입안에 석탄가루 쑤셔 넣기, 못을 박은 널빤지에 눕히기, 코에 뜨거운 물을 붓고 거꾸로 매달기 등 70여 가지를 넘는 악랄한 방법이었다.

 

 영문도 모르고 잡혀간 이 중 김근형, 정희순 등이 고문을 이기지 못하고 옥중에서 사망했다.

 뮈텔 신부를 종교인으로 본다면 밀고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러나 당시 제국주의가 식민지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천주교 신부가 남미 등에서 했던 행위와 연결한다면 이해가 가기도 한다.

 인간은 삶을 살아가면서 신념 철학 가치관 등 여러 가지 기반해서 매번 결정하며 살아가야 한다. 결국 최후에 결정을 내릴 때는 중요한 1번, 가장 중요한 것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당시 많은 신부가 남미 등지에서 한 행위를 볼 때, 뮈텔은 천주교 신도 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든 세례를 한다면 받아주었을 것이고, 안전하게 식민지 조선에서 천주교 세를 늘리기 위해서 일본 제국주의에 협력하는 것은 상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밀고로 인해 안명근을 비롯한 주위 사람이 겪을 고통을 모르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독립운동가 의거로 일본인이 죽는 것은 옳지 않다고 여기면서, 독립운동에 가담한 조선인이 모진 고문을 받고 옥고로 목숨을 잃는 것은 중요하지 않게 여겼다면 모순이다.

 

 천주교 신부라면, 예수를 믿는 사람이라면 덜 소중하고 더 소중한 목숨은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예수는 직업 귀천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사랑을 베풀었던 인물이다. 당시 그가 다니던 지방에 살던 유대인이 멸시하던 창녀든 사마리아인이든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의 청을 거절하지 않았다. 

 예수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신부가 되었다면, 이런 예수의 삶을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남미인에게 가한 잔인한 행위나 뮈텔 신부의 행위는 예수의 사랑보다 신도 수를 늘리는 선교를 더 중요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봤다.

 뮈텔은 만세시위에 참가한 대신학생들을 퇴학시키며 천주교인들의 독립운동 참여를 원천 봉쇄했다. 

 

 필자가 뮈텔 신부가 아니니 그의 깊은 심정을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 빌렘 신부는 뮈텔 신부가 거부한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고해성사인 종부 성사를 하기 위해 갔다. 인간은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빌렌 신부의 선택에 대해, 안중근의 천주교 신자 자격을 박탈한 뮈텔은 빌렘 신부도 처벌했다. 

 뮈텔은 구한말과 일제 강점기 때 무려 43년 동안 한국 가톨릭의 수장이었다. 그리고 선교를 우선에 둔 그의 행위 덕인지 그는 구한말 한국 천주교 부흥의 1등 공신이다.

 

 

 한국 천주교든 남미 천주교는 후에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에 적극적이기도 했다. 한국의 정의 구현 사제단이나, 남미의 해방 신학은 독재에 신음하는 이들을 돕기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했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알린 이에 앞장선 이들도 한국의 신부들이었고, 오스카 로메로 신부는 적극적으로 억압 받는 이를 돕다가 미사 중 성당 안에서 살해당했다.

 ‘고하며 무거운 짐을 진 사람은 모두 내게로 오너라’라는 예수의 정신을 따라간 신부도 있었다. 억압받는 이를 돕기 위해 제국주의나 독재와 같은 강한 세력과 맞선 용감한 신부도 있었다. 필자는 이들을 용감하다고 부르고 싶다. 힘센 이들 앞에서 정의를 위해 맞선다는 것은 평범한 사람이 선택하기 쉽지 않다. 

 이들은 다른 무엇보다 예수의 사랑이 1번이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진정 예수를 이해했기에 그를 본받아 무언가를 하는 것이 인생 선택 갈림길에서 1번이었을 것이다. 그게 자신이 손해를 보고 심하게는 심리적 신체적 고통을 겪는 상황이 올 수 있는 것을 알았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자신의 신념에 따라 옳은 일을 하며 산 이들에게 깊은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뮈텔 주교와 안중근 집안

https://www.hani.co.kr/arti/well/news/939421.html

 

 

 

작성 2026.07.13 21:32 수정 2026.07.16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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