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으로 덮인 하얀 땅 그린란드

한때는 진짜 초록빛이었다

얼음으로 덮인 하얀 땅 그린란드,한때는 진짜 초록빛이었다?!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서 도보로 서울대로 가는 길은 쉽지 않기로 유명하다.

약 1.8㎞라는 걷기엔 제법 먼 거리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언덕을 끼고 있어 제법 경사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서울대입구역은 이름과 실제가 일치하지 않는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런 ‘붕어 없는 붕어빵’ 같은 지명의 또 다른 대표적 사례가 그린란드(Greenland)다.

푸른 땅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두께 3000m 이상의 얼음이 가득한 백색의 땅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런 그린란드도 이름 그대로 푸르른 땅이었던 때가 있었다.

미국 버몬트대를 비롯한 국제 연구진이 최근 내놓은 흥미로운 연구 결과다.

 

연구진은 오래 전 그린란드 북서쪽에서 시추한 빙하 코어를 분석했다. 냉전이 한창이던 1966년, 핵미사일 기지 건설을 위해 미군이 시도했던 비밀 프로젝트의 산물이었다.

아이스 웜(Iceworm)이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 소련 근방 깊은 지하에 공간을 만들고, 핵미사일 600기를 보관한다는 무시무시한 계획이었다.

기밀 유지를 위해 관련 건물은 연구용 과학기지로 위장했다.

제공: US Army 

이번에 분석된 시료 역시 그린란드 지하가 비밀 터널을 만들기 적합한지 알아보는 과정에서 시추한 것이다. 다만 해당 프로젝트가 폐지되면서 쓸모가 없어졌기에, 여러 냉동고를 옮겨 다니다 2017년 버몬트대에 도달하게 된다.

출처: 버몬트대 제공

 출처: PNAS 제공

그러나 최신 기술로 연구진이 이를 분석한 결과는 놀라웠다. 코어 속 퇴적층에는 향나무솔이끼를 비롯한 다양한 식물 화석이 남아 있던 것.

 

그 형태 또한 놀라울 정도로 명확하게 남아 있었다.

일종의 타임캡슐과도 같은 이 발견은 그린란드가 한 때 녹색의 땅이었다는 명확한 증거가 됐다.

출처: 죠슈아 브라운/버몬트대 제공

 

그렇다면 얼음 없이 풀이 자랐던 시기는 과연 언제였을까.

연구진이 산소동위원소를 분석한 결과 길어도 110만 년 내로 최소 한 번 이상은 대부분의 얼음이 녹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10만 년이라는 시간은 엄청나게 길어 보이지만, 기후변화라는 측면에선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다.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에 대해 “생각보다 그린란드가 기후변화에 예민하다는 결과”라고 경고했다.

 

실제 다른 연구결과에 따르면, 그린란드의 얼음이 모두 녹을 경우 지구 해수면이 6m 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경우 상하이, 뉴욕이 물에 잠기는 등 대부분의 연안 도시가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문제는 실제 그린란드의 얼음이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는 것이다. 얼음이 녹아 마치 물 위를 달리는 듯한 썰매개의 모습은 빠르게 오르는 그린란드의 기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제공: 스테픈 올슨

 

결국 이번 연구결과는 그린란드가 실제 푸르렀음을 밝힌 의미 있는 분석이자, 온난화의 위험을 일깨워준 강력한 경고라 볼 수 있다.

얼음이 완전히 녹으며 180도 바뀐 그린란드처럼, 다른 지역 역시 언제든지 급변할 수 있다는 진실을 일깨워준다.



작성 2025.12.08 08:38 수정 2025.12.0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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